치과에 임산부가 오시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임산부의 치과치료는 과학적 증거보다는 통념과 막연한 두려움이 지배하는 분야로 남아있습니다. 일단 환자분들이 치료를 회피하시는 경향도 크고, 치과의사들이 배운 바를 그대로 실천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적 조건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오늘은 해외 저널에 실린 논문 내용을 정리해서 통념과 두려움에 저항(?)해보려 합니다.

 << 임신에 따른 구강내 변화는 성 호르몬(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농도의 변화와 상관관계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성호르몬 농도 변화는 구강내 혈관투과성을 증대시키고, 면역기능을 약화시켜서 구강 환경이 감염에 취약하게 만듭니다. (Barak et al, 2003) 일반적으로 임신이 구강에 미치는 효과는 거의 연조직에 한정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임신하면 칼슘이 소진되어 임산부의 치아가 약해진다는 믿음은 근거가 전혀 없는 가설입니다. (Scheutz, Baelum, Matee, & Mwangosi, 2002) 치아의 칼슘은 안정된 상태로 있어, 태아에게 필요한 칼슘을 공급하는 체순환(systemic circulation)에 참여할 수 없습니다.

1. 구강내 화농성 육아종( Intraoral Pyogenic Granulomas )
- 구강내 화농성 육아종은 임신 중에 치태에 대한 염증반응이 성호르몬의 급격한 변화에 의해 악화되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무통성이고 양성인 "임신성 육아종"은 전체 임산부의 약 0.2에서 9.6%에서 나타나며, 잇몸에서 발견됩니다. 다. (Torgerson, Marnach, Bruce, & Rogers, 2006)
-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시기는 임신 1기가 거의 끝나갈 무렵입니다.
- 출산 후에 보통 사라지나, 다시 임신을 하게 되면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2. 임신성 치은염( Pregnancy Gingivitis)
- 임신성 치은염은 치태에 대한 염증성 반응으로 프로게스테론 농도의 상승에 따라 구강내 세균총이 좀더 질환을 잘 유발하는 구성으로 변화한 결과입니다. 전체 임산부의 30-100%에서 구강내 어느 부위에서나 나타납니다. (Barak et al, 2003)
- 일반적으로 임신성 치은염은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출산 후에 임신에 관련된 치은의 염증반응이 가라앉음에 따라 소실됩니다.

3. 치아 우식증 (Dental Caries)
- 임신 중에 치아우식증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증거는 거의 없지만, 임신에 따른 구강내 환경의 변화가 우식증의 유병률을 증가시킬 수 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Little, Falace, Miller, & Rhodus, 1997).
- 하지만, 현재까지  임신 중 구강내 환경의 변화(식이의 변화, 구토로 인한 구강내 산성도의 증가, 타액 분비의 감소, 타액의 산성도 증가)가 임산부가 치아우식증에 걸릴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주장을 검증한 연구는 없습니다.

4. 뉴욕주 Department of Health가 2006년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사선 촬영은 안전하나 갑상선 보호대를 항상 착용해야 합니다.
- 아말감 수복치료는 가능합니다.
- 감염 치료는 가능하나, 임산부에게 투여가능한 항생제(페니실린, 아목시실린, 세팔로스포린, 클린다마이신)을 사용해야 합니다.
- 통증 치료는 가능하나 타이레놀과 같은 안전한 진통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부프로펜은 임신 1기가 지난 후에만 복용가능하며 3일 이상 복용하면 안 됩니다.
- 국소마취는 가능하나, 에피네프린이 포함된 리도케인과 프릴로케인을 사용해야 합니다.
- 흡입성 마취제(Nitrous oxide)는 사용가능하나 적절한 경우에 한정하여 전문의의 검토를 거쳐야 합니다.  >>

참고문헌) Pregnancy and Oral Health: A Review and Recommendations to Reduce Gaps in Practice and Research
- Russell, Stefanie L. DDS, MPH, PhD; Mayberry, Linda J. PhD, RN, FAAN
MCN, American Journal of Maternal Child Nursing: January/February 2008 - Volume 33 - Issue 1 - p 32–37